화향(花香꽃향기)은 백리(百里)요
서울대학 뒷길 인적이 드믄 한적한 등산로를 따라 관악산 연주대를 향해
오른다. 봄기운이 물씬 풍기며 솔향기가 코끝을 진하게 스친다.
옛말에 花香은 백리요, 酒香은 천리이며 人香은 만리라고 했으며, 蘭香은
백리요, 墨香은 천리이며 德香은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고 했다.
아무리 꽃향기, 술 향기가 좋기로서니 사람향기에 비길 수 있겠는가?
누군가 나에게 코를 들이밀며 깊은 향을 맡아온다면 어떤 냄새를 풍길지
많은 생각을 하며 비탈길을 오른다.
옛날 부처가 길을 가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보고는 제자에게 주어오라
고 했다. 무엇에 쓰던 종이냐고 묻자 제자는 “향내가 나는 것을 보니 향
을 쌌던 종이라고 답한다.”
다시 길을 가다 부처가 이번에는 새끼줄 하나를 발견했다.
“그럼 이 새끼줄은 뭘 묶었던 것이냐”고 했더니 제자는 “
아직까지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생선을 묶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부처가 말 했다.
“처음부터 이 종이에 향내가 났을리 없고, 처음부터 이 새끼줄에 비린내가
풍겼을리 없었을 것이다.”너희도 이처럼 향을 가까이 하면 성품이 향기로워
지고 악을 가까이하면 악취를 풍기게 된다고 가르친다.
법정스님은 與誰同坐(여수동좌 누구와 같이할까) 를 말하며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인생이 된다고 했다.
어디에서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타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