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서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가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를 말한다. 요즘 순실이 사태를 보면서 생각나는 말이다.
옛날 중국의 진(秦)나라 시황제를 섬기던 환관 중에 조고(趙高)란 악당이 있었다.
조고는 시황제가 죽자 아직 어리고 어리석은 호해(胡亥)를 내세워 황제로 옹립한다.
그래야만 자기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조고는 호해를 온갖 환락 속에 빠뜨려 정신을 못 차리게 한 다음 교묘한 술책으로 원로
중신들을 처치하고 자기가 승상이 되어 조정을 완전히 한 손에 틀어쥐었다.
‘이제 내 세상이다.’
조고는 입을 다물고 있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자를 가리기 위해
술책을 썼다. 어느 날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어다 놓고 호해한테 말했다.
“폐하, 저것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
호해가 말한다.
“승상은 농담도 심하시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니 무슨 소리요?”
“아닙니다. 말이 틀림없습니다.”
조고가 짐짓 우기자, 호해는 중신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니, 제공들 보기에는 저게 뭐 같소? 말이오, 아니면 사슴이오?”
그 당시 기세등등한 환관 조고의 기세에 눌린 신하들은 ‘사슴이아니라 말’이라고 거짓으로
답한다. 누구도 감히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자가 없었다.
호해는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황제에서 물러나게 되고, 이후 악정 속에 몇 년간 지탱
하던 진나라는 결국 망하게 된다.
그 역사적인 사실로부터 유래한 사자성어가 바로 ‘지록위마’다.
사슴을 말이라 거짓으로 일컫는, 즉 진실과 거짓이 제멋대로 조작된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고 말을 말이라고 할 수 있는 진실 말이다.
국회 국정조사나, 특검조사에도 누구하나 진실을 토해내는 사람은 없고 진실 앞에 부끄러워
하는 사람 하나 없으니 말이다. 진 나라는 망했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큰 스님이셨던 성철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고 하신 말.
미국의 대통령 링컨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고, 한 사람을 오래도록 속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산대사가 입적 전에 제자들에게 남긴 시가 생각납니다.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구름이 없어짐이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세상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 세상은 우리가 잠시 다니러 온 것뿐이니 얼기설기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
서산대사는 다 구름 같고 바람 같다 하지 않던가.^^^
만남도, 이별도, 기쁨도, 슬픔도, 다 한 순간이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다.
다 바람 같은 것, 영원히 내 것이란 없기 때문인데,
무엇 때문에 세상은 난리인지 알 수가 없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