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모르고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인 류시화의 잠언집에 실려 있는 작가 미상의 시다. 길을 가다 깊은 구멍에 빠졌다. 내 잘 못은 아니었지만, 빠져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 빠졌다. 역시 내 잘 못은 아니었다. 또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 빠졌다. 미리 알아채긴 했지만 이제 습관이 되었다. 이번엔 내 잘 못이다. 길 가운데 깊은 구멍이 이었지만, 나는 그 둘레를 돌아서 지나갔다.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이 시의 주인공은 세 번째는 깨달았다. 다섯 번째도, 여섯 번째도, 열 번째도 구멍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평생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인생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말 한다. ‘그 사람 중독자야. 몰랐어.’ ‘원래 문제가 있는 사람이지’ ‘평생 못 고쳐 죽어야 고치지’ 시인 고은 ‘그 꽃’이라는 시를 썼다.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내려올 때라도 보았으면 다행이지만, 평생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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