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욕망이 가져온 비극
  • 2025-09-05
진서리

욕망이 가져온 비극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퇴직 이후부터인데 한

해에 100여 권 24년 2천 여권을 도서관에서 빌려보지 않고 사

서 읽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글 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 내 나이가 주변을 정리 정돈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맨 먼

저 책을 정리해서 동생 사업장 연구실로 보내고 가볍게 다시 볼

책들을 일부 남겨 놓고 짬 날 때마다 조금씩 읽는 재미가 새롭다.

오늘은 1 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중에

<인간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다시 읽었다.

러시아의 시골 가난한 소작농이 자신의 땅에 만족하지 못하고

좀 더 많은 땅을 차지 하려는 욕망 때문에 파국을 맞는 이야기다.

소작농인 <파흠>은 더 큰 땅을 마련하기 위해 볼가강 인근으로

이주한 그는 그곳에서 한 상인을 통해 원하는 만큼 땅을 싼값에

준다는 바시키르인 촌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넓은 땅을 갖기 위해 하인과 함께 바시키르를 방문한 파홈은 그

곳 촌장으로부터 해 뜰 때 출발해서 해가 질 때 제자리로 돌아

오기만 하면 밟은 땅은 모두 줄 것이라는 제안을 받는다. 다음

날 해가 뜨자 파홈은 하인이 메고 있던 괭이를 받아 들고 마실

물과 빵을 준비해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넓게 펼쳐진

기름진 초원을 향해 서둘러 발을 내닫는다.

지금 당장 돌아가도 여태 가져보지 못한 큰 땅을 자신 소유로 할

수 있었지만, 귓가에 맴도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악마의

속삭임은 파홈을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내닫게 만든다. 파홈은 욕

망에 이끌려 멀리까지 걷다가 너무 늦게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

다. 파홈은 숨을 헐떡이며 촌장이 서 있던 곳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모습이 저만치 보이자

파홈은 온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해가 산 너머로 완

전히 넘어간 바로 그 시간, 출발지에 서 있던 촌장의 품에 안기

면서 파홈의 꿈이 실현되지만, 피를 토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만다.

하인은 파홈이 들고 있던 괭이를 집어 들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주인의 키를 재어 그만한 크기의 무덤을 만들고 파홈은 자리를

떠난다. 결국 <파흠>이 얻은 땅은 제 몸뚱아리 만큼이었다.

결국 인간 누구에게나 필요한 땅은 무덤 한 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