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 창문에서 밖을 바라보니 눈이 그쳤다. 오전에 내린 눈. 이제 퇴소구나 라는 생각에 갑자기 군대가 생각난다. 논산 2월군번으로 자대배치는 영월로 받았었다. 사단 대기소에서 출발한 다찌차로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서 훑어보니 4월 초중순이였지만 산 꼭대기에는 눈이 쌓여있었다. 눈이 포근하게 느껴질때도 있었지만 사방이 막혀있다는 군 초기의 생각은 그냥 춥고 어둡게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논산 훈련소에서 퇴소식을 하고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배치를 받고 시작하는것. 퇴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였다.
집으로 가기전 앉아서 글을 쓰는데 앞에 흰 칠판 왼쪽에 恨의 守則이 붙어있다.
恨.... 守則? 왠지 백척간두의 칼끝에 선 느낌이다. 한발 밀리면 죽는 낭떨어지 같은...
눈길을 처음에 걸어가면서 발자욱을 남기는자와 뒤에서 그 눈길을 밟고 오는자. 새하얀 눈길에서 길을 터준 소장님의 혼이 느껴진다.
죽은 글귀 산 글귀.
지금껏 매매를 하면서 오늘 매매는 조심하자구~ 내 스스로 자위를 하면서 매매에 임했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을 알지 못하면서 매매에 임했으니 당하고 또 당한것은 필연이였음이다. 누구나 이 시장에 임하면서 조심하고 또 조심할 것이다. 그런데 무슨 기준으로 조심할거며 당한 이유는 무슨 이유때문에 당했는지 알고 있을까? 자신이 칼끝에 서 있음은 모든 사람이 인지 인식할수 있겠지만, 원인과 결과를 분석함에 바로미터가 없음은 누구나 느낄수 있는 혼란 그 자체일 것이다.
바로미터가 되는 눈길을 내가 이제서야 밟기 시작했고, 내 뒤에 기수들이 밟을 것이다. 희망 사항이 있다면 이곳에 오는 모든 교육생이 같은 교육을 받으면서 같이 이해하고 받아들여 목표지점에 같이 도달했음을 바랄뿐이다. 제발 부탁인데 자기 아집을 버리고 오셧으면 한다.
소장님 실장님 김정총무님 강의해주신 승승장구님께 감사드리며, 새벽마다 칼있으마로 아침밥을 차려주신 아주머니와 막판까지 내 동기가 날리는 뚱딴지같고 생뚱맞은 질문에도 답변 열심히 해주신 이미라 조교님께 심심한 감사를 올리며 마칠까합니다.
그리고....남은건
恨의 守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