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이제 3일만 지나면 해가 바뀐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한 살을 더 먹기전에........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고작 산(山)이다.
가만히 있으면 나는 더 퇴보해질 것이다.
더 딱딱해질 것이다. 더 편협해질 것이다.
시력도 청력도 더 퇴보되었으니 바보가 되었다.
삶은 존재를 쪼개는 듯한 고통끝에서 바뀐다고 했다.
마이산(馬耳山) 초입에서 20분 오르면 고금당 바로 아래에 천상굴(天上窟)
이 있다. 고려 후기 공민왕의 왕사였으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의 스승이었던 나옹선사가 여기서 기도 중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나옹암(懶翁庵)이 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노여움도 내려놓고 아쉬움도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비룡대(飛龍臺)를 지나면서 깜박하는 사이에 길을 잃고 샛길로 들어섰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잘 못 온 것이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지 않은가.
음지는 눈이 남아있어 아이젠을 해야 한다.
양지바른 능선을 따라가면 오늘 일정이 무사했을 걸 왜였지?
무슨 생각을 했기에 잘 못 들었을까?
생각해보니 이런 실수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틀릴 수 있다. 나도 실수할 수도 있다. 는 생각에 미치지
못해 집사람과 다툰 적이 셀 수 없었다.
17년간 승려로 삶을 이어간 스웨덴의 숲속 명상가 <비욘다티>고가 전하
는 마지막 인생 수업은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였다
그가 말하기를 관계에서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꼭 이 말을 세 번만 되뇐다면 당신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잎에 맺힌 이슬
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수도 있습니다
*내가 트릴수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