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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무상망(長毋相忘)
  • 2024-01-04
진서리

장무상망(長毋相忘)

추사 김정희가 그의 제자 이상적에게 ’나는 자네를 결코 잊을 수가 없네,

우리 서로 오래오래 잊지 말세.’ 라고 써준 글이다.

’나는 자네를 잊을 수가 없네,

자네는 쓰러질 듯 나약한 내 곁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와 의지가 되어주었네,

내 결코 자네를 잊지 않겠다. 고 ‘세한도(歲寒圖)’를 그리고, 그 발문에

무상장망(長毋相忘)”이라 쓰인 낙관을 찍어 고마움을 전했는 실화다.

34세에 과거에 급제한 김정희는 승승장구하면서 효명세자의 스승이 되었

으며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 휘말린 조선 사회를 개혁하려고 했다. 그러자

당시 집권세력인 안동김씨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머나 먼 제주 섬으로 유배

를 가게 되는데, 그것도 ‘위리안치(가시 울타리 속에 가두는) 형벌’을 받아 고립

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 하지만, 유배지에서 서책을 어떻게 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에게 때마다 서책을 구해 전해주는 제자 이상적이 있었다.

권력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권력을 잃으면 찾는 이가

없는 게 예나 지금이나 세상인심 아닌가. 김정희와 친분을 유지하다가는 당

시 집권세력인 안동김씨들의 눈 밖에 날 수 없으니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제자 이상적은 중국에 다녀올 때마다 어렵게 구한

서적을 전해주곤 했다. 이런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남긴 것

이 그 유명한 그림 ‘세한도(歲寒圖)’ 아닌가.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로 유명하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시들지 않고 혹독한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푸르른 나무다.

세한(歲寒)이란, 설 전후의 추위라는 뜻으로 매서운 추위를 이르는 말이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에야 우리는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歲寒圖의 발문에 쓰인 ‘장무상망(長毋相忘)’의 깊은 뜻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서로 오래오래 잊지 말자’ 는 애절함이 서려 있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사라진다.고 하지만, 추사와 이상적의 애틋한 마음은 지금도 살아서 우리

를 감동시키고 있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배신을 밥 먹듯 하는 변절자들이 지천이다.

그런데 시대의 풍파 속에서 흔들리고 변절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시기에

자신의 온갖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길을 다짐했던 시인이 있으니, 그

이름 윤동주다. 그는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웠다.’ 읊었다.

목숨을 내걸고 일제에 저항하는 수많은 청춘들이 있었는데, 일제에 빌붙어서

호의호식하던 자들이 '그땐 다그랬다‘고 말한다면, 그게 어찌 정의란 말인가.

왜?

권력을 가지려 하는 자들과 부자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가난한 자들은

쉽게도 남을 믿을까? 신뢰와 배신의 지뢰밭을 성공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능력은 삶의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배신이야말로

가장 부끄러운 일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룻소는 이런 말을 했다.

‘잘못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다.’

나폴레옹이 한 말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 나의 불행은 지난 날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