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짐’은 함께해야할 짐이다.
바닥짐이란 선박의 전복을 막고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의 밑바닥과 좌우
에 싣는 쇠붙이나 모래 따위의 중량물을 설치한 짐을 말한다. 거친 바다를 항해
하는 배가 균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은 배 밑에 채운 이런 바닥짐 때문이다.
우리 인생도 이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바닥짐이 있어야 고난을 극복하고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바닥짐은 버려야 할 짐이 아니라 함께해야 할 짐인 것이다.
평생을 아프리카인들의 삶과 노예제도폐지를 위해 살아온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어느 모임에서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어렵게 털어 놓았었다.
“집을 나가버린 방탕한 아들이 있었기에 그 아들을 생각하며 남들 앞에서 더욱 겸
손한 마음을 가졌고, 어려움을 당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외면
하지 않았다”고 고백 했다. 그런 마음이 노예제도 폐지운동으로 승화된 것 아닌가.
우리들에게도 이런 근심거리들이 삶에 발목을 잡고 있을 수 있다.
‘리빙스턴’처럼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근심거리가 우리 인생을 지탱하는 바닥짐일
수 있다. 바닥짐은 우리 안에 배려와 겸손을 채워 우리를 무너지지 않게 한다.
바닥짐은 버려서는 안 되는 짐이다. 인생을 지탱하는 버팀목 아닌가.
배 밑에 바닥짐을 실어야 배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리빙스턴은 버림받은 검은 대륙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34년 동안 선교활동을
펼쳐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교사이자 탐험가가 되었다. 약 2만 9천 마일이나
되는 칼라하리사막을 세 번이나 횡단하는 고난을 이겨냈다. 사자에게 물리기도
하고, 때로는 수령에 빠져 죽을 뻔하고, 밀림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고난을 바닥짐으로 삼는 동시에 당연히 짊어져야할 짐으로
생각하고 이겨 냈다.
우리 인생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생 항로에서 풍파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련과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조그만 풍랑에도 쉽게 좌초할 수밖에 없다.
시련과 고통을 견디어내면 이를 바닥짐삼아 어지간한 풍랑도 헤쳐 나갈 수 있다.
성경(시편 119편 71절)에도 “고난당한 것이 ‘유익’이라”했다.
고난의 때에 인간은 성숙하고 깊이 반성하게 된다. 그러므로 고난당함으로 더 큰
유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넘지 못할 벽인 것 같은 힘든 순간을 겪는 분들이 있다
면 먼 훗날 내가 나를 돌아봤을 때 “장하다. 잘 견뎠구나. 그 일을 통해 나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었지.”라는 고백을 할 수 있는 좀 더 큰 어른의 내가 존재
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