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랠리(돈의 힘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시장)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한달 넘게 1400선 안팎의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이틀 연속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평균 7~8조원에 달하던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15일과 16일에는 각각 4조3279억원, 4조6505억원으로 이틀 연속 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30일(4조8954억원)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이같은 거래대금 감소는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증시 버팀목으로 작용하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지는 등 수급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예탁금도 16조원에 달하던 지난 4월에 비해 3조원 넘게 줄어들면서 13조원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유동성랠리가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랠리는 대개 IPO(기업공개),
유상증자와 채권발행 등이 급증하면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기업의 자금 조달 추이나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을 감안할 경우
유동성 장세는 일정부분 마무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동성 모멘텀 둔화 시그널이
증시 에너지 축소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모멘텀 둔화 시그널과 함께 주가 상승 국면이 후반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시장대응에 있어 보수적 시각을 점차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횡보 국면을 보이면서 개별주들의 탄력이 약해지고 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감소 양상도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또 "막대한 외국인 유동성과 최악을 벗어나기 시작한 경제지표들의
개선 기대감으로 촉발됐던 지난 3월 이후 반등장세의 흐름 자체가 완전히 틀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높아진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의문도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