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북한여성들은 치마와의 전쟁중?
  • 2009-07-01
대나무






150일 전투 기간에 치마 안 입은 여성 단속


 


 


 여성들 단속 피하려고 바지 위에 치마 걸쳐


 



여성들이 강제에 못 이겨 치마를 입다 보니, 치마가 없는 여성들은 밖에 나갈 때마다 치마를 빌려 입고 가야 한다. 어떤 여성들은 바지를 입고 그 위에 마대 자루 같은 치마를 덧입는다. 지난 6월 12일, 평안남도 남포에 사는 리옥화(30대)씨는 다음 얘기를 들려주었다.


 



“일주일 동안 아침 청소 당번이라 새벽 5시 반에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나갔다. 마침 그 시각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남자애 꽃제비 5명이 마대를 손에 들고 오물장을 뒤지고 있었다. 다른 한 쪽에선 남자 규찰대가 나와 자전거에 짐을 싣고 다니는 사람들을 일일이 불러 세워 검사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까 또 다른 규찰대가 나와 이제 여자들의 복장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남자 규찰대원이 남새 장사하러 시골에서 막 올라온 것 같은 여자들을 불러 세웠다. 그는 왜 바지를 입고 나다니느냐며 버럭 소리부터 질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자들이 일제히 허리춤을 만지작거렸다. 그랬더니 둘둘 말아 올렸던 치마가 바지 위로 내려와 바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 남자 규찰대원은 일순 멍한 표정이 되더니 턱짓으로 그만 가보라고 했다. 여자들이 몇 발자국 못 가 저희들끼리 폭소를 터뜨리며 웃었다. 그 웃는 모양이 내가 보기에도 얼마나 통쾌한지 몰랐다. 그때 등 뒤에서 ‘고양이 담배 한 갑 건졌다 생각했더니 아침부터 김샜구만’이라며, 낮게 투덜대는 목소리가 들렸다.”


 


 


꽃무늬 치마 입어도 사상 투쟁 대상


 


여성들이 치마를 입었다고 해서 다 괜찮은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멋 내는 데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은 짧은 치마나 알록달록한 꽃무늬 치마를


즐겨 입기도 하는데, 이 모두가 단속 대상이요, 사상 투쟁 대상이 된다.


“조선 사람의 체질에 맞고 고상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 치마”라며 바지를 못 입게 하지만,


짧은 치마나 꽃무늬 치마는 “사상이 썩은 녀자들이 입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또 바지 중에서도 쫑대 바지(쫄바지)나 나팔바지 등 모양을 낸 바지들은


“우리나라 식이 아니라, 저속한 자본주의 방식”이기에 철저히 배격된다.



평안북도 신의주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한명주(가명, 20대)씨는 얼마 전 바지 단속에 걸려 벌금을 물고


나왔다. 그는 “우리나라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속하지 않는 게 없다.


머리를 길면 길어서 안 되고, 풀면 풀어도 안 되고 직발(스트레이트파마)도 못하게 한다.


 


우리 같은 나이에 제일 희망하는 건 자유와 미(美)가 아니겠는가.


아무리 단속한다 해도 이 눈, 저 눈을 피해, 기를 쓰고 따라하고 마는 것이 젊은 사람들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서화영(가명, 20대)양도


“남의 나라 풍습이라고 해도, 좋으면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왜 우리나라 것만 최고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오이를 거꾸로 먹어도 제 멋이라는데, 짧은 치마를 입던 쫑대 바지를 입던 상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이렇듯 청년들은 “류행을 따라하지 말라고 하면 기어이 하고 마는 게 청년들”이라며


단속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