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맞아 팥빙수와 아이스크림 등을 먹으며 이가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린 이는 본의 아니게 얼굴을 찡그려 인상을 나쁘게 하고, 천하의 별미라도 마음껏 먹지 못하게 하는, 은근한 골칫거리다. ‘시린 이’는 우리나라 성인 7명 중 1명꼴로 겪고 있는 흔한 치통이다. 이가 시린 증상은 치아 치료와 관리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신호이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이를 방치해 충치나 잇몸병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강남에서 치아교정과 치아성형 전문으로 알려진 치의학 전문의 이지영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는 “대부분 시린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가 시리면 칫솔질을 소홀히 하게 돼 치주염과 치은염 같은 잇몸질환을 유발하게 되며, 특히 치아가 파여서 시린 것을 방치하게 되면 파인 것이 치아신경에까지 도달해 신경치료가 불가피해질 수 있으며, 간혹 파인 부위에 충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가 시릴 때는 구강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지영 박사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시린 이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시린 이가 생기는 원인은?
■시린 이의 대표적인 원인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질환이다. 이것은 치아 주위에 염증으로 치아의 신경전달 체계가 예민하게 돼 시리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풍치라 불리는 치주염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심한 충치로 치아의 겉 표면을 싸고 있는 법랑질을 충치 균이 뚫고 들어가 법랑질 안에 위치한 상아질까지 손상이 갔을 때 시린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그밖에 칫솔질을 옆으로만 세게 할 경우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치경부가 V자형으로 파여 상아질이 드러나고 이때 상아질의 가느다란 관(상아세관, 치세관)을 통해 외부 자극이 치아신경까지 깊숙이 전달돼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마모성이 강한 치약의 사용, 교합력이 너무 강할 경우 잇몸과 치아 경계부의 치질이 약해져 시린 이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산성이 강한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경부의 법랑질이 녹아 이가 시릴 수도 있다.
- 시린 이에 대한 치료법은?
■시린 이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먼저 잇몸질환이 진행되고 있을 때는 정기적인 스케일링 치료를 통해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없애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치아가 깨졌거나 파였다면 레진 등으로 메워주는 치료를 받게 된다. 만일 잇몸이 주저앉고 상아질을 보호하는 법랑질까지 벗겨졌을 때는 이를 덮어주는 코팅제 접착제 등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린 이에 대한 평소 예방법이 있다면?
■식후 3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다. 칫솔질은 동그라미를 그리듯 끝이 부드러운 칫솔로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양치할 때에는 치아 마모도가 낮은 치약과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충치 예방 성분, 불소나 자일리톨이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이롭다. 치아를 하얗게 만들어준다며 선전하고 있는 치아미백용 치약은 마모제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치태(플라크)에 이은 치석 발생 방지를 위해서는 적어도 1년에 1~2회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