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피로 우리 과장님 또 조네…결재 급한데…”
  • 2009-07-29
차평화

원래 피로란 계절이 바뀌는 시기의 단골손님이다. 봄이 와 따뜻해지거나 갑자기 서늘해지며 가을로 가는 시점에서 찾아오기 쉽다.


그러나 폭염이 지속되거나 며칠 내내 비가 이어지는 장마철, 여름에도 피로감은 커진다.


이기호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엔 먹은 음식이나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에너지가 감소하고


탈수 및 전해질 부족으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며


"특히 장마철엔 지속적인 습도와 압력의 변화로 호르몬과 생체 리듬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더운 여름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는 만성피로의 진단 기준과 증상, 원인 등을 알아본다.



▶일상생활 지장 주는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학적으로 만성피로는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심한 피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기호 교수는 "환자 본인이 주관적으로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며


"우울증, 졸음 또는 불면증,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 증상, 집중력 감소, 예민해짐, 짜증, 불안감, 변비 또는 설사, 복통, 목에


무언가가 걸린 느낌(실제 검사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판정), 두통, 전신 무력감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만성피로를 간과하면 만성피로를 유발시킨 원인 질병까지 방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겼는데,


이를 모른 채로 방치한다면 비만, 고지혈증, 변비, 골다공증 등이 진행될 수 있고,


부신피질 호르몬에 이상이 있는데 이를 모르고 단순 피로감으로 알고 지낸다면 우울증, 혈압이나 혈당의 변화 등이 진행될 수 있다.


이기호 교수는 "피로를 간기능 이상으로만 생각해 피곤하면 간장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피로의 원인이 되는 질병을 진단받을 시간을 지연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밖에 체내 중금속을 비롯한 독소가 축적되었을 때, 섭취하는 음식의 비율이 맞지 않을 때


(지나친 인스턴트, 곡류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할 경우 등), 소화 효소 및 장내 유산균의 비정상 상태에 의해 소화,


흡수력에 문제가 있을 때, 체내의 대사와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미세 영양소들(칼슘 마그네슘 아연 인 등)의 비율이 맞지 않을 때,


산소 공급에 문제가 있을 때(예, 비염 빈혈 폐 심장질환)에 나타날 수 있다.

▶자정 이후 자면 8시간 자도 수면효과는 떨어져

=날이 빨리 밝고 밤에 더운 여름철에 생기기 쉬운 불면증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된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인체의 장기와 뇌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면서 하루 중의 대사와 정보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불면증이 지속되면 교감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각성 상태로 머물게 된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정리 과정이 없어지면서 에너지를 계속 소모하게 돼 만성피로에 이를 수밖에 없다.

이기호 교수는 "불면증이 계속되면서 하루 일주기 변동(아침에 올라갔다 밤에 떨어지는 식의 하루 중 주기가 있는 것을 말함)을


하는 코티솔이라든지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등에 변화가 오면서 2차적인 질병 혹은


지속적인 만성피로와 다양한 증상들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만성피로를 피하려면 일부러 패턴을 바꾸는 것보다 원래 자신의 리듬에 맞추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수면 관련 패턴은 되도록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8시간 정도 수면을 충분히 취해주는 것이 좋다.


출근 시간이 이르다면 그만큼 잠자리에 일찍 들어야 한다.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자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자정 이후 밤늦게 수면 자리에 들면 8시간을 자도 수면 효과는 떨어진다.

만성피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에 대해 이 교수는 "'이열치열' 효과는 덥거나 매운 음식을 먹은 후에


생긴 열이 식사 후 급속도로 감소되면서 체온이 다소 낮아지는 정도의 효과를 줄 뿐"이라며


"아침 식사를 반드시 하되 곡류보다는 단백질의 비율을 늘려주는 것이 좋고


평소엔 생강, 마늘, 양파, 경우에 따라 홍삼이나 푸른잎 채소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