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광장 ‘12ㆍ23 분수’, 現 일왕 생일과 같아 논란
  • 2009-08-02
소금같은사람
1일 개방된 서울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분수 ‘12·23’이 현재 일본의 왕 아키히토(明仁)의 태어난 날과 같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디 ‘haeorm’이라는 네티즌은 31일 다음 아고라에 ‘이순신 분수 이름이 倭王 생일이라니? 사실 규명 후 바로잡아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숫자를 잡아도 그렇지, 성스런 민족의 성웅 이순신 동상 앞 분수대 이름에 이런 요괴스런 숫자와 작명이 지어졌냐”며 “우연의 일치 치고는 매우 소화하기 힘든 사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계 어느 나라가 역사적으로 추앙받는 영웅의 상징물을 지어 작명을 하면서 역사상 민족의 주적이었던 침략국의 왕 생일, 그것도 이순신이 목숨 바쳐 물리쳤던 나라의 왕 생일을 상징물의 이름으로 짓는 멍청한 나라가 있겠냐”고 비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1933년 12월 23일 태어나 1989년 왕위를 계승했다.

이 네티즌은 대안으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다른 우리 말, 우리 글 이름으로 친근감 있고 부르기 쉬우며 의미가 깊은 그런 이름으로 함 지어보자”고 제시했다.

1일 오후 4시 현재 이 글에는 네티즌 1000여명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고, 340여개의 답글이 달렸다. 공감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은 “이순신 장군이 통곡하시겠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바꿀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인 반면 일부는 “너무 트집잡기 아니냐”, “잘못하면 한일 외교문제로 불거지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한편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30일 오후부터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에서 12척이 아닌 13척으로 싸웠다”는 항의 글들도 올라왔다. 최근 역사학계에서는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이 아니라 13척으로 싸웠다는 게 정설이므로 12가 아닌 13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의 생일과 숫자가 같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또 숫자 12에 대해서는 “해전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사료인 해군사관학교의 ‘해전사’에 12척이라고 된 것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분수를 만들면서 명량대첩 때 배의 수인 12척과 임진왜란에서의 23전 23승에서 각각 12와 23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이 분수는 조명과 모양의 변화로 명량해전 당시를 재현해 새로운 볼거리로 주목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