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이 필요해
  • 2009-10-08
정윤희

최근 주식시장이 좀처럼 기운을 못차리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호주의 금리인상 소식에 대해 글로벌 증시는 호재로 받아들인 반면 유독 국내 증시만 하락했다. 


미국의 도요타 특허침해 조사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2차 전지주들은 하락했지만 정작 도요타 주가는 0.58%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3분기 어닝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식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기업실적은 개선되고 있고, 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을 뿐 경기회복도 진행 중이다. 


다만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빠르게 반영하다보니 막상 3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오자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005930)(719,000원 3,000 -0.42%)의 주가 흐름에서도 대표적으로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놀라운 경쟁력을 보이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분기 성적도 기대 이상의 전망치를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현재 주가에 이미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상당히 반영돼 있었던데다


4분기는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해 보이지만 단기간 상승폭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절대적인 주가 수준을 고려한다면 결코 실망스럽진 않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이 강하게 지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내년에도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점차 가격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언제까지 국내주식을 살 수만은 없고, 주가 역시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수는 없다.


최근 주가가 빠르게 많이 올랐다는 것을 고려해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달러-원 환율 하락과 함께 경기회복 속도에 따른 출구전략도 염두에 둬야한다. 그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수급상황이 좋지 않다.
 
당장 오늘로 예정된 10월 옵션만기부터 만만치 않다.


최근 외국인 매도로 수급공백이 생길 때마다 홀로 주가를 방어했던 프로그램 매매가 옵션만기에는 그 동안 쌓였던 물량을 털어낼 기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급격히 유입된 차익매수 규모가 1조원을 웃돌고 있는만큼 고스란히 물량으로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내년부터 상장지수펀드(ETF)에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는 점 또한 차익거래(주식매수+선물매도)를 줄이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추세를 뒤엎을 만한 악재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우산을 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당분간 추가 상승모멘텀을 찾기 어려워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많이 오른 기존 주도주들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내수주와 배당주 등을 비롯해 원화강세 수혜주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