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1일은 옵션 만기날이였습니다.
제목에서 11.11 사태라고까지 표현한 이유는 Kospi200 지수가 -2.98% 폭락,
그 하락폭이 크다는 것뿐만 아니라 동시호가 시간 불과 10분 동안에 -2.79%이나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사상 초유의 일이 아니였나 짐작됩니다. 아래는 그 날의 10분봉 챠트입니다.
물론, 과거 이와같은 폭락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2005년부터 6년간 선물, 옵션 만기일 71회중 마감 동시 호가 때 Kospi 지수가 급락한
사례가 총 40건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급등의 사례까지 더하면 선물, 옵션 만기일날 지수가 급변한
사례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만큼 선물, 옵션 만기일날은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한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어쨌든 동시 호가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이같은 폭락은 '검은 백조'를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이제는 투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보셨을 정도로 널리 퍼진 말인데요, '검은 백조'는 발생
확률이 낮을 거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경우를 일컫는 말로 운과 위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검은 백조'는 단순히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뿐만 아니라 파급력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11일 하락분을 12일 거의 회복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이날의 폭락이 파급력이 아주 컸다고 볼 수 없지만
옵션 시장에서는 이론적이지만 500배의 수익 기회가 발생 했고, 전혀 징후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검은
백조에 개념으로 이해해 볼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선물, 옵션에 익숙하지 않은
주식 투자자들의 경우 그 심리적 충격은 더 컸을지 모르겠습니다.
'검은 백조' 개념은 깊은 혜안을 담고 있는 개념이여서 짧은 글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검은 백조 사건'에 대해
나심 탈렙이 지적한 다음 내용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지노가 망하는 경우, 확률 계산을 잘못해서
망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횡령, 화재 등 외부적 사건에 의해 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위험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11월 11일 하락은 시장 기능에 의한 하락이 아닌 계획된 의도적인 하락일 가능성이 99.9%입니다.
이런 인위위적인 요인은 시간이 지나면 그 영향력이 상쇄되기 마련입니다. 12일 시가는 이 하락분을 거의 되돌리면서 시작,
정상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러나 시장이 수급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자 투자 심리가 동요 되면서
이후 지수는 다시 큰 폭 하락을 기록하게 됩니다.
11월 11일 하락은 'Fundmental'이나 변동성의 추이, 주가 흐름 등으로 전혀 감지할 수 없었던 인위적인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였습니다.
투자를 함에 있어 우리가 모든 위험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날이 좋다고 생각하는 순간,
벼락을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벼락은 생각보다 자주 친다는 것 또한 유념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인터넷에서 찾은 'Fat Tail'을 표시한 그림입니다. 정규 분포 보다 꼬리가 두툼합니다.
즉, 휘귀사건이나 극단적 사건이 정규 분포 보다 자주 발생하는 분포입니다. 네, 주식 시장은 두툼한 꼬리 'Fat Tail'을 가지고 있습니다.
11월 11일 잠자는 줄 알았던 악어가 그 흉폭한 꼬리를 다시 흔든 셈입니다. 우리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