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바른 식사와 약의 성질을 알면 병을물리칠 수 있다
- 2008-06-18
장성수
전문의 제도는 현대의학의 소산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나 이미 옛날부터 종의, 침의,
약의, 식의 등의 구병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에 상약국과 아울러 상식국제도가
있어 식의라는 직분이 있었다. 올바른 식사에 의해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다만 근래 수 십 년 동안에
과학적인 화학 의약품의 발전이
너무나 눈부시었기 때문에 일시 약만능시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약이
발달되면 그만큼 병도 앞질러가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들
깨닫게 되어 가고 있다.
식사와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신체를 편안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근본은 올바른
식사에 있고 병을 치료하여 생명을 구해내는 길은 오직
약에 있다. 어떤 식사가 좋은가를
몰르면 생명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약의 성질을 밝지
못하면 병을 물리칠 수가 없다.
[음식물은 신체에 해로운 것을 없애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여 주며 약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건강을 증진시켜 혈과 기를 북돋워주기 때문에
사람된 자로서 마땅히 식과 약의
두가지를 알아야 한다.그러므로 효도를 하려는 사람은
음식물과 약의 두 가지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하는 법이다.] <잡병편 권4 내상>
음식이 생명이니 음식이 올바르지 못하면 병이 생기고
병이 생겼을지라도 음식을 바르게
고쳐 주면 병도 낫는다.
이와 같은 사상을 의식동원 이라고 하며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식품의 처방은 온 국민의 상식이 되어야 한다.
[불외한: 비과학적인 처방으로 의외의 효과를 얻는다]
새로운 약물의 발견하는 데 있어서 이론을 근거로 하여
이러이러한 물질이 약이 될
것이라고 하여 그런 물질을 찾아내거나 또는 합성하여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무턱대고 모든 물질을 하나하나 약리 실험을 하여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얼른 보기에는 합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특효약들은 대개 우연히 발견된 것이 많다.
옛날 처방을 보면 얼핏 황당무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많으나 그렇다고 과학적으로
실험도 안한 채 무턱대고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쥐를 모아들이는 방법:게를 태우면 주가 모여든다.
게에 검정 개의 피를 뿌려서 삼 일
동안 태우면 틀림없이 쥐가 모여든다.] <잡병편 권9
잡방>
게 껍질에 쥐를 유인하는 물질이 들어 있는 것일까.
나방의 암컷이 있으면 수컷 나방이
수없이 모여드는데 연구한 결과 암나방이 성유인 물질을
발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암나방에서 추출해낸 성유인물질을 봄비콜
이라고 하여 지금은 그 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어 수나방들이 모여들게 하여 죽여
버리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게가 쥐를 유인하는 물질을 지니고 있다면 쥐약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아니겠는가.
[과일나무에 까마귀나 새가 오는 것을 쫓는 방법:산
사람의 머리칼을 취하여 나무 위에
걸어 놓으면 까마귀나 새가 감히 와서 과일을 먹는 짓을
못한다.] <잡병편 권9 잡방>
나뭇가지에서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밭에 세운
허수아비와 같은 효과를 내어 새를 쫓는
것일까.
[천문동과 백복령을 같은 분량씩 섞어 가루로 만들어
하루에 두 번씩 복용하면 엄동에
홑옷을 입고도 땀을 흘린다.] <잡병편 권9 잡방>
[내상: 불생섭, 금심, 무절제가 원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 소화제이다.
소화제는 소화불량에 사용하는 약이
아니야고 하면 그만이지만 소화불량증이 도대체 어떤
병이냐고 하면 대답이 막힌다. 원인이
분명한 위장장애, 예컨대 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술을
과음한 후에 음식이 체해서 잘
내려가지 않아 트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급성소화불량이라고 한다면, 이렇다 할
뚜렷한 위장병도 없이 식욕이 없고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아 전신에 기운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자기는 위장이 약해서 소화불량증이 있다고
하는 경우는 만성소화불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화불량은 하나의 증상이지 병명이 아니기 때문에 그
치료법도 여러 가지이어야 할
텐데도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소화불량이라고 자가 진단을
내리고 손쉽게 소화제를 사서
복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내상증:자신의 불섭생에 의해서 새기는 증상이며
음식과도, 심신과로 등에 의하여
식욕부진과 소화불량 등이 생기는 상태, 위는 사람에게
필요한 순수한 영양분이 사람의
생면을 유지시키도록하는 곳인데 만약 마음을 너무 써서
신경이 약해지고, 육체를
과로시키고 하고 싶은 일에 요망을 절제하지 못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음식
조심을 못하고, 약이가 법도를 어기는 등의 짓을 하면
이런 것들이 모두 위를 상하게 한다.
위가 상하면 잘 조섭을 하여야 하는데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 방자하게 금기를 범하면 이미
생겼던 증상이 아직 가시기 전에 새로 생긴 증상이 나날이
겹쳐서 약을 쓰기도 전에 위의
기능이 망가져서 고치기 힘들게 되어 결국은 죽음에
가까워지게 된다.] <잡병편 권4 내상>
스스로 소화불량증이라고 판단하여 수화제로
임시변통하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왜
소화불량증이 생겼는가를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불기음식: 식욕이 없으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소화기능과 식욕은 전신 건강상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당뇨병처럼
식사조절을 해야 할 경우에 너무 병적으로 식욕이 좋아서
곤란한 예외도 있다. 그러므로
소화기능이 약해지고 식욕이 신통치 않은 것을 단순히
위장병으로 생가갛여 소화제로 다스릴
것이 아니라 보다 더 근본적인 원기회복의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식욕이 떨어져서 구미가 없는 것은 하초의 원기가
쇠약하기 때문이다. 식욕이 없ㅇ르 때
비위를 보해 주는 약을 써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정력이 약하고 원기가
쇠퇴하였기 때문이며 그래서 먹은 음식을 소화기키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비유컨대 솥에
쌀이나 곡식을 넣고 밑에서 불을 때지 않으면 하루 종일
놓아두어도 쌀이 익어 밥이 될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잡벙편 권4 내상>
소화기능이 약해지는 내상은 두 가지 원인으로 생기는데
하나는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음식상이고, 또 하나는 몸과 마음의 과로로 생기는
노권상이다.
[과로해서 생기는 노권상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육체적 과로로 생기는 것은 원기가
쇠약할 뿐인데 정신적으로 과로한 것은 원기뿐만 아니라
혈기도 쇠약해진다. 또 과색하면
정력이 쇠약한게 되는데 이것 역시 노권상과 같은 것이다.
노권상인 경우에는 손으로
명치끝을 눌러도 아프지 않으나 음식 때문에 위가 상했을
때는 명치를 누르면 쏘는 듯이
아프다] <잡병편 권4 내상>
음식조절을 못해서 생기는 식욕부진이라면
소도(소화제를 먹어 내려가게 하는 것)하면
되고, 노권상 때문에 생기 것이라면 보익(보하는 약을
써서 원기를 도와주는 것)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육무보성: 체질, 음양 가려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지남철에 북극과 남극의 양끝이 있음으로써 언제나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전지에 양극과
음극이 있음으로써 전류가 흐르게 마련이다. 만약 전지가
기전 능력이 없어지면 양극도
음극도 없어지고 따라서 전류의 흐름도 없어진다.
살아 있는 생물체로 전지와 비슷하여 체내에서
전류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심전도니
뇌파니 하는 것은 그와 같은 전류를 측정함으로써 진찰에
응용하는 것이다. 비단 전기
현상뿐만 아니라 신경도 전연 성질이 반대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대립되어 있다 식염의
나트륨은 칼륨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의 성질이 대립되어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천지만물의
이치라고 파악하여 이론을 세운 것이 음양론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건강도 어느 한편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음양의
균형이 잡혀 있을 때이며, 만약
균형이 깨어지면 병이 생긴다는 이치인 것이다.
가령 음식만 하여도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은 서로
대립되며, 동물성 식품을 양이라고
하면 식물성 식품을 음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산성 식품이라고 하면 식물성
식품은 알카리성 식품인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상식적으로 육류를 몸을 보해 주는
영양식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육류는 원기를 보하는 식품이 아니라 양을 보해 주는 산성
식품일 따름이다. 오늘날 허약한
사람들은 양이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음이 모자라기
대문이다(음이 모자라서
산성체질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를 모르고 음이
모자라는 것을 무턱대고 육식으로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은 마치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구하여고 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짓이
아니겠는가.] <잡병편 권4 내상>
[제호탕: 갈증 풀어주고 소화 돕는 궁중의 청량음료]
날씨가 덥고 온 전신이 나름하고 갈증이 날 때 마시면
후련하게 가슴이 뚫리는 드링크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조상들의 계절에 따른 행사르 기록한
<동국세시기>를 보면 단오 때에 제호탕이라는
청량음료를 만들었다가 삼복더위 때에 복용한다는 풍습이
적혀 있다.
내의원조제호탕진공 , 조선조 때 대궐 안의 약을
관장하는 부서를 내의원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제호탕을 만들어 바친다는 뜻이다. 상감께서는 이
제호탕을 받아 측근에 있는
관속들에게 나누어 주어 여름철을 잘 지내게 하였다.
[제호탕은 더워서 가슴이 다답하고 갈증이 나는 것을
멈추어 준다. 오매육, 초과, 축사,
백단향을 섞어 고운 가루로 만들어 꿀에 너허 약한 불로
끓이면서 잘 휘저은 것을
사기항아리에 넣어 저장하여 두었다가 사용할 때에
적당량을 떠내어 냉수에 타서 마시면
된다.] <잡병편 권3 서>
오매는 매실이 채 익지 않아 푸른 것의 과육을 불로
그을려 말린 것인데 빛이 검다고 하여
오매라고 하며 그냥 소금에 절여서 말린 것은 백매라고
한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오매나
백매를 마치 껌처럼 언제나 씹고 있는데 배탈이 나지 않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여러 가지 유기산이 들어 있어 청량성 수렴제가 되며
한방에서는 더위를 물리치고 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 라고 되어 있다. 초과와 축사는
모두 생강과에 속하는 약초 열매이며
향기로우면서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방향성
건위제라고 한다.
백단향이라는 나무도 식욕을 증지시키고 소화기능을
좋게하는 작용이 있다. 이와 같은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꿀에 재두었다가 냉수에 타 먹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정과처럼 향기
좋고 맛이 나면서 위장에도 좋은 음료가 되니 실천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