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친 감정 표현은 건강을 해친다
- 2008-06-18
장성수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오오/나는 그대의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이런 시 구절이 머리에 떠오른다. 사람의
마음은 아닌게 아니라 호수의 수면과
같다. 세상풍파 어떤 일이 닥쳐도 명경지수의 항상심을
지닐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일상생활의 환경 변화,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관계의 변동으로 호수의 수면에 파도가
일게 마련이다. 파도의 종류에 따라 희, 노, 우, 사, 비,
공, 경의 일곱 가지 감정 변화가
생기며 이와 같은 칠정이 지나치거나 편승되면 인체의
내장에 대하여 불리한 영향을 끼쳐서
병이 되다고 하였다.
이 주에서 경 은 예기치 않았던 비상사태에 부닥쳐
정시상 갑작스러운 긴장상태가 도는
것이며 공 은 공포의 감정이다. 공포는 외부의 자극
때문에 생기지만 정력이 약하고 혈기가
부족하고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에게 생기기 쉽다.
요즘처럼 세계 전체가 불안정한 시대에는
마음 약한 사람은 경 과 공 때문에 건강이 상하기
쉽다.
[놀라서 생긴 병을 고치는 법:어떤 부인이 밤에 도둑을
당하여 놀라고 난 후 부터는
조금만 소리가 나도 놀라 까무라쳐서 인사불성이 되었다.
의사가 마음의 병으로
치료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 놀람은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이고, 무서움은 마음속으로부터
밖으로 나가는 감정이다. 놀람은 스스로는 모르지만
무서움은 자기 자신도 알고있다. 담력이
있어야 용감하게 되는데 놀라면 담이 상한다. 그래서 결국
그 여자를 책상 앞 의자에 두
손을 얹어놓게 하고 책상을 몽둥이로 쳐서 깜짝 놀라게
하기를 거듭하였더니 차차 놀라지
않게 되어 나중에는 밤에 문창을 두들기는 데도 모르고
깊은 잠을 자게 되었다.] <내경편
권1 신>
[백일해: 특효약 없고 예방주사 맞혀야]
어린애들이 병에 걸려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부모의
간장이 녹게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백일해에 걸려서 숨이 넘어갈 듯이 기침을하는 애를 보고
있노라면 부모의 숨마저 멎는
것처럼 답답하다. 백일해는 주로 어린애들의 전염병이며
한 번 걸리면 정확히 백 일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오래 가는 기침병이다. 잠복기 1-2주,
카타르기가 1-2주, 경해기 3-7주,
감퇴기가 2-3주 지나가야만 멎게 된다. 그 동안의
애처러운 고통은 말할 나위도 없고 경과가
오래기 때문에 어린이가 매우 쇠약해진다.
기침이 심할 때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가 당나귀가
우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숨을
들이쉬는 까닭에 당나귀 기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렸을 때 DPT 예방주사를 맞히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요새는 많이 줄어들었다.
<동의보감>보다 앞서 세종 때에 나온 <향약집성방>에
소아해수 우러내가치 백일외수자
십중일양인차 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 백일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는데,
<동의보감>에는 해수의 종류를 30종 가까이 나열하고
있는데도 백일해에 해당되는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항목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백일해는 한 번 걸리면 일정한 싱리이
경과되어야 끝장이 나는 병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특효약이 없다. 현대의학에서는 발병
시초에 항생물질을 사용하여 치료하며 그때그때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을 하는 정도여서
비타민 C를 다량으로 공급하여 주는 것이 좋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예방주사이며 백일해는 한 번
걸리면 끈덕진 반면 평생 면역이
되기 때문에 두 번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백일해를 역해, 경해, 추후해, 돈소, 돈해,
연성해 등으로 표현하지만 신통한
치료법이 없기는 현대 치료법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전염병에 관한 한 현대의학적 예방법이
제일이다.
[양생이불손위 연년지술;장수의 노력보다 천수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파랑새>라는 동화극이 있다.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서 온갖 곳을
헤매다가 마침내는 자기 집의 새장에 든 파랑새를
발견하게 되어 행복이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요즘 모든 사람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건강의
비결을 찾느라고
야단들이다. 어딘가 있을 몸에 이로운 보약을 찾아 모두들
혈안이 되어 찾고
있지만 건강의 비결이 바로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다.
천하 갑부가 된 사람에게 치부술을 물으면 일단
손아귀에 들어온 돈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내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낭비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건강의 비결도 같은 이치여서 장수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타고 난 천수를
어떻게 하면 고스란히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
[건강법을 지키면서 몸에 해로운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장수하는 비결이다.
건강에 해로운 일을 한 하면서 보해 주는 것이 위생의
법칙이다. 건강할 때에
병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조심하는 것이 모든 일이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젊었을 때 철모르고 손해되는 짓을
하여 원기가 쇠약하고
체격이 빈약하게 되었을지라도 나이가 들어서 깨닫고 몸에
해로운 일을 하지
말고 이로운 일만 하면 기혈이 충만하게 되고 정시도
건전하게 되어 저절로
장수할 수 있게 된다.] <내경편 권1 신형>
오래 사는 비결은 수명을 연장시키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타고난 수명을
단축시키지 말고 고스란히 지켜나가도록 하면 누구나 모두
120세를 살게
마련이데 왜 온 천하가 이렇게 안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