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명을 이끈 인물 스티브잡스
  • 2013-06-28
선물뉴스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 컴퓨터를 개발함으로써 PC 시대를 열었다. 30여 년이 지난 2007년에는 아이폰을 개발함으로써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기술과 인간의 만남을 주도한 스티브 잡스는 현대 디지털 문화를 이끈 기술자이자, 사람들의 취향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1. 생애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생애는 끊임없는 새로움과 창조의 연속이었다. 그는 1976년에 애플 컴퓨터를 세상에 내놓았고 1980년대에는 매킨토시 컴퓨터로 개인용 컴퓨터의 신기원을 열었다. 1982년 그가 애플 컴퓨터를 개발해 출시한지 5년 되던 해 《타임》지는 스티브 잡스를 표지 기사에 실었다. "올해 스물 여섯 살인 스티브 잡스는 퍼스널 컴퓨터 산업을 창조했다. 대학 중퇴자가 이제 거부의 사나이가 되었다." 잡스는 1976년에 애플 컴퓨터로 PC의 시대를 열었고, 그로부터 30여 년 지난 2006년에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PC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했다. 스티브 잡스는 마케팅의 귀재였으며, 연설과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뛰어난 흡인력을 보여 주었다. 그가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은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가 만든 제품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1985년 그가 영입한 스컬리(Sculley)에게 밀려 회사에서 쫓겨난 후 넥스트(NeXT) 컴퓨터를 개발하고, 픽사(Pixar)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차려 성공했다. 그는 1997년에 애플에 다시 복귀해 아이맥 컴퓨터를 만든 이후 2001년에는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애플의 영역을 확장했다. 2007년 1월 3일 애플 컴퓨터사는 애플사로 이름을 바꿨다. 애플이 컴퓨터뿐만 아니라 휴대 전화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용 전자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바뀐 사실을 보여 주었다. 2007년 6월 애플사는 휴대용 전화기 아이폰을 판매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로 성공을 구가하던 그는 2011년 10월 5일 췌장암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내가 내일 죽더라도 지금 할 일이 무엇인지 되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매일을 죽음을 앞둔 것처럼 절박하게 사고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삶을 자기의 지조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자극과 감동을 일으키는 말이다. 그러나 반대편의 입장에서 보는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중국에 있는 폭스콘에서 일하는 단순 육체 노동자는 아침에 거울을 보면서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할 수 없다. 애플사 CEO 잡스와 폭스콘의 손노동자가 사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두 세상이 연결된 결과물이 바로 애플이 제작하는 아이폰이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인공물이 갖는 숙명이다.


2. 혁신과 생활


기술과 기계의 혁신은 단순히 새롭고 편리한 기계가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일상의 경험에까지 침투해 생활을 바꾼다. 그 결과 일상생활과 기술이 하나로 결합된다. 컴퓨터는 자동차와 달리 외관이나 디자인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은 품목이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내 손에 항상 들고 다니는 장식품이자 생활용품이 되면 의미가 달라진다. 스마트폰이 몸의 일부로 될 지경에 이르면 그것의 의미는 더욱 달라진다. 사람들은 아이폰을 손이 닿을 만한 가까운 거리에 두거나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즐길 뿐만 아니라 제품과 자기 정체성의 일체화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애플 제품의 추종자와 팬이 생겨난다. 고급 하이파이 오디오나 소설, 가수의 팬 층이 형성되듯 애플의 팬이 만들어진다. 윈도 운영체제의 팬은 없다. 사람들은 컴퓨터에 내장된 운영체제를 사용할 뿐이다. 그러나 애플은 팬층이 존재한다. 이것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이다.


3. 인문학과 기술, 사람


스티브 잡스는 현대 디지털 문화를 이끈 기술자(Technologist)이자, 사람들의 취향을 만드는 사람(Tastemaker)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디자인 환경 속에 있기를 원하는지 천재적으로 파악했다. 잡스는 그러한 기능을 실현할 수 있는 기계를 구상하고 자본과 노동을 결합해 애플의 다양한 기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스티브 잡스는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묻지 마라. 어떤 제품을 원할지는 소비자들도 모른다"고 말했다. 잡스는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없는 새로운 것을 그의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계속 개발했다. 잡스는 애플의 디엔에이(DNA) 속에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하려고 했다. 그는 애플의 기술 속에 인문학적 교양과 인간이 녹아들어가길 원했다. 스티브 잡스는 PC 이후 시대에 만들어지는 기기에는 기술과 인간이 결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과 예술을 통합한 디지털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는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했고, 기술과 예술을 통합했다. 그는 천재다"라고 그에 대한 찬사를 바친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뛰어난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이자 기업가다.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잡스의 스타일과 개성을 좋아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그가 만든 인공물(테크놀로지의 결과물−애플사가 내놓은 제품)을 좋아할 수 있다. 한 개인의 개성과 그가 이룬 업적은 구분되지만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인문학과 기술의 만남, 현실과 상상의 연결,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스티브 잡스의 업적을 칭송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연결은 별로 알지도 않고, 알아도 잘 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애플사 CEO 잡스의 천재성과 오른 손 잘린 폭스콘 노동자를 잘 연결하지 않는다. 천재 자본가의 구상력과 팔 잘린 노동자의 손노동은 수조 원의 액수로, 수만 마일의 거리로 떨어져 있지만 눈에 안보이게 깊이 연결되어 있다. 잡스의 구상과 손노동자의 단순 노동을 연결하지 않는다면 아이폰은 없다.

스티브 잡스가 구상해 만든 아이폰에는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가지 세계가 서로 결합되어 있다. 아이폰에는 스티브 잡스의 천재적인 구상과 저임금 노동자의 땀이 함께 들어있다. 많은 매체들이 아이폰의 성공을 스티브 잡스의 개인 역량에서 찾는다. 스티브 잡스가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했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경쟁력은 그러한 융합에서 나온다고, 그래서 인문학에 투자해야 한다고, 공대 학생들에게도 인문학의 소양을 길러야 한다는 식의 주장에 머물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기자가 중국의 아이폰 제작소 폭스콘 공장을 방문해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만나 아이폰을 보여 주었다. 그 노동자는 "마술이군요"라고 대답했다. 폭스콘의 이 손노동자는 자기가 만드는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완성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처럼 애플 제품뿐만이 아니라 첨단 기술로 만들어지는 제품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과 그 뒤에 숨어있는 어두움이 함께 결합되어 있다. 아무리 편리하고 보기 좋은 애플의 신제품이지만 그 핵심에는 자본과 노동의 숙명적인 관계가 녹아들어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