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을 다투는 거래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지금 이시각쯤, 새벽에 올린 며칠전 매매일지도 몇개 보이는 군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새벽두시에 매매일지를 썼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행자가 죽으면 사리가 나오지만
옵션쟁이가 죽으면 가슴팍에서 새까맣게 탄 숯덩어리가 나온다지요?
하나가 죽어야 하나가 사는 제로섬게임!
계좌수로는 9대1의 처절한 10%생존비율!
그런데 장중에 최희준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길,베사메무쵸, 개여울, 장충단공원등...
긴장과 공포가 흐르는 장중상황과 느긋한 노랫소리는 사뭇 엉뚱해 보입니다.
공포가 없을순 없지요.
'겁이 없는 병사는 쓸모없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습니다.
왜냐면 전쟁터에 나가면 금방 죽을 것이니까요.
실력과 인내와 현명한 판단으로 공포를 극복한 진정한 용기를 가진자라야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섬진강시인이라 불리는 김용택시인은 "그리운것들은 산뒤에 있다"는 책을 썼습니다.
고향 진메(長山)마을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수채화처럼 펼쳐놓았습니다.
첫머리에 돼지잡는 얘기가 나옵니다.
메갱이로 머리를 때려 쓰러뜨린 후 물을 데워 털을 벗기고 돼지를 잡습니다.
한참 칼질을 하는데 옆에서 구경만 하면서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동네나 그런 얄미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며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섬진강시인은 그를 꼭 필요한 사람으로 해석합니다.
선혈이 낭자하고 생명이 해체되고 내장이 분리되는 살벌한 현장을 누그러뜨리는
역할! 잔인한 살륙의 현장을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현장으로 바꿔놓는 사람!
아~그렇구나. 온 동네 사람의 눈치꾸러기였던 그분들이 사실은 조상들이
지혜롭게 배치해 놓은 연기자였구나~무릎을 쳤습니다.
자칫 키를 잘못잡으면 난파선이 될지도 모르는 긴장과 공포의 시간에
선장님이 음악을 흘려보낸 이유는 바로 그런 사람을 음악으로 대신해
내보내신 거구나. 쪼그라진 심장에 여백하나 마련해 주신거구나.
9월물 마감 다음날엔 긴 음악카페가 계속되었지요.
모두들 즐거워하고 몇분회원은 거래를 계속하기도 하면서...
선장님은 그 옛날 향수어린 음악다방 DJ노릇을 그럴듯하게 해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엔 DJ가 각 지역의 연예인이고 인기남이었습니다.
느끼한 목소리로 "저기 저 창가의 빨간옷 입은 이쁜 아가씨 신청곡"
이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환호성이 터지곤 하던 시절이었지요.
만기가 가까워지며 장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공포심은 당연하지만 실력과 자제와 현명한 결정으로 극복하시리라 믿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 여백 한 개 놓아 두세요.
선장님이 음악선물을 하실지 모릅니다.
그 땐 의미심장한 선장님의 의중을 헤아려 늘어지게 퍼져보세요.
성투바랍니다.
늦은 밤 이른 새벽에 간이역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