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 정약용 유배지를 찾아서
  • 2022-03-27
임훈택


















다산과 혜장선사가 만나 학문을 토론하였던 백련사 전경

유난히 추위가 길게 느껴졌던 지난 겨울을 보낸 후.
동백꽃이 보고 싶다는 아내를 위해 
봄의 향기도 느낄 겸 정약용 실학자의 유배지인 전남 강진 백련사를 찾았습니다 
만개 했을 때의 화려함은 볼 수 없었지만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라는 꽃말처럼 고운 모습으로 반기던 동백꽃.
하지만, 보고 있자니..
 “그 어떤 꽃보다 슬프고 외로운 꽃이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백꽃의 ‘절정의 아름다움’은 낙화에 있다고 하지만
가장 눈부시고 돋보이는 순간, 허망하게 떨어져 버리니.. 참 애잔합니다.
저에게는 동백꽃보다는 소나무 같은 삶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돋보이는 것보다는 평범함을..
부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항상 한결 같은 인생을 꿈꾸어 봅니다.


 돌아가신 정조대왕과 흑산도에 유배되어있는 형님 을 그리워 하였던 장소라고 합니다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 정약용 선생이

가족과 떨어져 18년간의 유배 생활 중 10여년을 지낸 다산 초당.

유배 생활을 하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속

‘목민심서’ 등 500여권의 책을 저술 하셨다니

다산 정약용 선생의 집념과 사명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이 누군가에게 큰 사명을 내리고자 할 때는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없게 하여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하여

마음을 격동시켜 성질을 참게 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고난을 지혜롭게 받아들인다면고난의 반복은 이룩하고자 하는 업적의 씨앗이며

고난의 깊이는 곧 그 사람의 깊이일 것이다.

삼경에 비가 내려 나뭇잎 때리더니

숲을 뚫고 횃불이 하나 왔다오 혜장과는 참으로 연분이 있는지

절간 물을 밤 깊도록 열어놓았다네.

-다산과 혜장의 ‘견월첩’ 중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과 혜장 스님은 첫 만남부터

주역과, 역경에 대한 열띤 토론으로 밤을 지 새우셨다고 한다.

외로움 그리고 서로의 학식과 인품으로 만난 인연.

보고 온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서로를 또 그리워하는 둘.

팻말에 적혀 있는 것처럼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를 잇는 이 오솔길은

동백숲과 야생茶 의 아름다움 보다는

‘친구를 찾아가는 설레임’과 가까이에 보고 싶은 친구를 가진 인생의 기쁨일 것이다.